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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설계몽 中華設計夢

없음

오늘의 중국이 내세우는 ‘신시대(新時代) 특색사회주의(特色社會主義)’를 구현하기 위한
‘우리의(我的)’ ‘Vernacular Design 토착 디자인’이 부각될 것이고,
이에 의해 중화민족의 부흥이란 ‘중국몽(中國夢)’을 성취한다는 것이 2018년의 중국에서 보이는 큰 파도였다.
아니, 디자인계를 향한 무서운 파고였다.

 

박인학│발행인

 

 

‘삼수(三樹)’라 했다. “일년지계막여수곡 십년지계막여수목 종신지계막여수인(一年之計莫如樹穀 十年之計莫如樹木 終身之計莫如樹人, 한 해 계획은 곡식을 심는 일만 한 것이 없고, 십 년 계획은 나무를 심는 일만 한 게 없으며, 평생 계획은 사람을 심는 일만 한 것이 없다).” 춘추시대 제(齊)나라 재상으로서 포숙아(鮑叔牙)와 죽마고우(竹馬故友)의 우정을 나누며 ‘관포지교(管鮑之交)’란 고사성어를 남긴 주인공인 관중(管仲)이 한 말이다.” 그러나 그가 ‘생아자부모 지아자포숙(生我者父母 知我者鮑叔,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이지만, 진정으로 나를 알아준 사람은 친구 포숙이다)’이란 말을 남겼다는 시대가 지금으로부터 대략 2,700여 년 전이니 까마득한 옛이야기일 뿐 아니라, 농사는 이모작, 삼모작 기술도 나타났고, 사람 사이의 관계는 예전보다 어려워진 듯해도, 나무 한 그루가 자라는 데 십년이란 세월이 필요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일반인 듯싶다.

딱, 그 나무를 심을 만하다는 ‘10년’ 전의 일이다.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One world, One dream)’을 주제로 내세우며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연출한 4시간여에 이르던 베이징올림픽대회의 개막식은, 와이어에 몸을 맡긴 무용가들의 수려한 움직임과 감탄을 금치 못하게 했던 오륜기가 공중으로 떠오르던 장면 그리고 논어(論語) 안연편(顔淵篇)의 ‘사해형제(四海兄弟)’를 노래하던 공자(孔子) 제자 삼천 명의 압도적인 소리로 모든 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냐오차오 스타디움에서의 화려한 폭죽을 세계의 하늘을 향해 쏘아 올렸다. 또한 중국은 최종 메달집계에서도 51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금메달 36개의 미국, 23개의 러시아를 누르고, 당당히 세계 1위에 등극하였다. 당시의 세계 언론들이 예견한 대로, 중국이 세계 속에서 우뚝 솟아나는 ‘커밍아웃파티(Coming-out Party)’를 펼치는 순간이었다.

‘8’이 스포츠강국 미국과 러시아를 압도한 힘의 원천이었을까? 여하튼 중국은 대량의 재물을 얻어서 왕성히 일어난다는 뜻의 ‘发(發)’과 발음이 유사해 일맥상통한다고 여기는 그 ‘八’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다. 당초에는 당일 오후 8시 8분 8초에 개막식을 시작하려 했다는 뉴스가 떠돈 것만 보아도, 그들의 ‘八’에 대한 집착은 대단하다 할 수 있다.
더욱이 2008년 신생아의 수는 1700만여 명에 도달해 2007년과 비교했을 때에 500만 명이나 증가한 숫자였으며, 이 해 태어난 대부분의 아이들은 8월에 태어났단다. 또 놀라운 것은 ‘8888’이란 숫자가 차량번호판은 최고 3억 원에 낙찰되었다는 소문이 돌고, 핸드폰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가격을 호가한다는 사실이다.
사람에 따라 설(說)은 분분하지만, 요리로는 쓰촨, 위에차이, 샹차이, 루차이, 후이차이, 민차이, 저차이, 쑤차이를 ‘8대 요리’라 말하고, 술로는 마오타이, 우량예, 펀주, 양허다취, 구징궁주, 젠난춘, 동주, 루저우라오자오터취를 ‘8대 명주’라 칭하며, 심지어 문장가로도 당(唐)의 한유(韓愈), 유종원(柳宗元), 송(宋)의 구양수(歐陽修), 소순(蘇洵), 소식(蘇軾), 소철(蘇轍), 증공(曾鞏), 왕안석(王安石) 등 8명을 가려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라 부르고 있다.

여하튼 2018년의 중국은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힘을 가진 양대산맥 중의 하나가 되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2017년 10월 18일 개막한 중국 공산당 제19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을 목표로 하는 많은 통치철학을 펼쳐놓았다. 시 주석은 “지금부터 2020년까지가 샤오캉(小康) 사회의 전면적인 실현을 위한 결정적인 시기”라며 “2035년엔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발전하는 권리를 보장하고 도시와 농촌 간 격차를 현저하게 줄이겠다.”는 공언을 했다. 이어 “문화 등 소프트파워를 곁들여 2035년부터 21세기 중반까지 부강하면서도 아름다운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겠다.”면서 “그렇게 되면 중국은 종합적 국력과 영향력이 앞자리를 차지하는 국가로 부상할 것”이라 천명했다. 2013년 국가주석 자리에 오른 후에 펼친 시 주석의 행보는 14억에 육박하는 중국을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세계국가로 만들어가고 있고, 그 정책들은 건설 및 건축은 물론 우리 공간디자인 분야에서도 많은 변화를 낳고 있다.

나는 지난 4월 심천디자인위크에서의 기조강의에서, 중국의 사회적 정책혁신에 따라 국가가 우리 디자인 분야에 요구할 지침에 대해 어떤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는지를 발표하였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에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뻗는 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와 동남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는 ‘Creative Design 창의 디자인’을, 신창타이(新常態, 고도 성장기를 지난 새로운 상태인 안정 성장 시대)는 ‘Public Design 공공 디자인’을, 샤오캉(小康, 의식주를 걱정하지 않는 물질적으로 안락한 중산층 중심의 삶)은 ‘Modular System Design 조립식 디자인’을, 미호생활(美好生活, 문화생활에 대한 높은 수요와 안전, 환경 등을 중시하는 사회)은 ‘Universal Design 범용 디자인’을, 녹수청산금산은산(綠水靑山就是金山銀山, 자원을 절감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기본 국책)은 ‘Ecological Design 생태 디자인’을, 미려중국(美鹿中國, 녹색발전에 의한 아름다운 중국)은 ‘Environment-Friendly Design 친환경 디자인’을 요구할 것이기에, 중국을 생각하는 모든 디자이너들은 ‘창(創), 자(自), 공(公), 보(普), 범(汎), 원(原), 보(保)’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즉 오늘의 중국이 내세우는 ‘신시대(新時代) 특색사회주의(特色社會主義)’를 구현하기 위한 ‘우리의(我的)’ ‘Vernacular Design 토착 디자인’이 부각될 것이고, 이에 의해 중화민족의 부흥이란 ‘중국몽(中國夢)’을 성취한다는 것이 2018년의 중국에서 보이는 큰 파도였다. 아니, 디자인계를 향한 무서운 파고였다.

얼마 전 끝난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우리는 한 명의 대스타를 내세운 팀들의 패배를 볼 수 있었다. 한 명의 축구 천재가 드러나 ‘원맨팀(One Man Team)’이라 불리던,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Lionel Messi)를 앞세운 아르헨티나와 ‘기록의 사나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를 내세운 포르투갈은, 특출한 스타가 없던 ‘원팀(One Team)’들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무리 잘 난 한 명도 두 명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정치적 체제 문제를 떠나 오늘의 중국은 강력한 감독이 이끄는 ‘원팀국가’이고 서구의 자본주의국가들은 감독의 지시보다는 뛰어난 스타들에 의존하는 ‘원맨국가’가 아닌지 모르겠다.

“나폴레옹이 말했습니다. ‘중국은 잠자는 사자이다. 사자가 깨어나면 세계를 흔들 것이다.’ 중국이라는 사자는 이미 깨어났습니다. 우리는 평화적이고, 온순하고, 문명적인 사자입니다.” 시진핑 주석의 온 세계를 향한 선언이었다.
중국의 디자인, ‘중화설계몽(中華設計夢)’이 포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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